
한 나라의 전통 의상을 보면 그 나라의 역사를 만날 수 있다. 일본의 기모노는 일본이 사랑하는 대표적인 전통 공예품으로 이미 세계적으로도 그 매력을 알려왔지만 살짝만 더 디테일한 지식을 가지고 본다면, 훨씬 더 풍성한 즐거움으로 만나볼 있다. 만약 당신이 일본의 기모노를 입는다면? 이번 편을 통해 조금 더 디테일하게 상상해볼 수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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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모노란?
기모노는 서양 문물이 들어오기기 시작한 메이지 시대 이전, 일본인들이 전통적으로 입어왔던 일본 전통 의복이다. 어느 나라의 전통 의상이든 당대의 역사와 정치적인 배경에 따라 의복의 역사가 만들어지게 되는데, 현재의 기모노는 에도시대의 염색법과, 직조, 자수 등이 정착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비단으로 만들어진 가운 형태의 천으로 몸을 감싸고, 허리띠(오비)를 감아 매듭을 뒤로 지어 완성시키는 옷의 형태인데, 제대로 격조를 갖추는 자리에 차려입는 기모노는 입는 절차가 복잡하고 혼자 입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특별한 날을 제외하고는 현재는 점차 간소화된 유카타를 입는 경우가 많아졌다.
옷감, 공정의 디테일과 장식에 의해, 가격대가 기본적으로 매우 높은 편이기에 현대에는 중요하거나 특별한 행사 때에만 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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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모노 구별하는 법
[성인식에 입는 화려한 꽃, 후리소데]
결혼하기 전, 미혼 여성이 입는 전통 기모노로 이 기모노를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성인식을 치르는 젊은 여성들! 기혼 여성들이 입는 기모노와의 가장 큰 특징적 차이는 소매인데 후리소데라고 불리우는 이 기모노는 소매 부분이 굉장히 넓고 길며, 전체가 화려한 문양의 염색과 자수로 수놓인 것이 특징. 기모노 가운데 가장 화려한 패턴을 가지고 있다.성인식에 볼 수 있는 후리소데 기모노
성인식에 볼 수 있는 후리소데 기모노
[쿠로토메소데 & 이로토메소데 & 호몬기]
반대로 결혼한 이후 여성들이 입는 기모노는 토메소데라고 하는데 검은색의 경우 쿠로(黒)토메소데, 기타 단색을 베이스로한 경우 이로(色)토메소데, 두 종류로 나뉜다. 화려함을 있는 힘껏 발산하는 후리소데와는 달리, 더 품격있고 점잖은 분위기의 기모노인데, 보통 무늬가 없거나 점잖게 들어가는 편. 대체로 결혼식 등 중요 자리에 참석한 양가 어머니들이 입는 기모노이기도 하다. 특히 쿠로토메소데는 가장 격조 높은 기모노로 인식되며 가몬이 다섯부분에나 들어간다( *옷감에 들어간 문양을 가몬이라고 하는데 이 가몬이 기모노의 격식 수준을 드러낸다고해 다섯개 가 가장 높은 수준을 의미한다). 중요하고 격식있는 행사 에서 권위 높은 여성들이 입는 경우가 많다.
또 방문할때 입는 옷, 이라는 뜻을 가진 호몬기라는 분류도 있는데, 토메소데보다는 약식으로 갖춰입은 예복으로서 결혼여부,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나 입을 있는 기모노다. 어깨에서 솔기, 소매까지 이어지는 에비하오리가 특징으로 토메소데와 함께 연회나 공식적인 자리에 예복으로 많이 입는 형태다.격조 높은 자리, 쿠로토메소데
축하할 자리에 주로 입는 이로토메소데
[남자 기모노, 하카마]
하카마란 허리가 높고 아래쪽이 퍼지는 너른 치마 형 바지 의복을 말하는데 바로 라쿠고를 하는 전문인들이나, 일본의 애니메이션등에서 많이 등장하는 무사들의 복장이 바로 이것! 헤이안 시대에는 관직사회였던만큼 하카마에 대한 엄격한 규칙이 존재했으나 에도시대에는 무사들의 평상복으로, 향후 점점 다양한 하카마의 종류가 늘면서 상인들의 의복으로도 활용되었고, 남성용 의례 복식으로도 자리잡았다. 현재에는 여학생들이 졸업식에 입고 나타나는 의복의 형태로 주로 이용되고 있다.결혼 예복에서도 볼 수 있는 남자 기모노
[유카타]
기모노와 유카타를 구분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기본적으로 유카타는 기모노를 보다 실용적인 소재로 얇게 입을 수 있는 기모노라고 생각하면 된다. 때문에 여름철, 축제 시즌에 입는 기모노는 대개 유카타인 경우가 많은데, 기본적인 착용 방법이나 디자인은 같다고 볼 수 있다. 요즘에는 기성복 매장에서도 더욱더 가볍고 편리하게 만들어진 유카타도 만날 수 있으며, 아사쿠사나 교토 등 전통 거리에서 렌탈샵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일본 호텔이나 료칸, 온천 등에서도 보이는 유카타의 경우는 실제는 네마키라는 이름으로 통용되는 파자마로, 실내복으로 일반 유카타와는 다르다는 점은 유의!축제시즌에 많이 보이는 유카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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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모노의 다양한 패턴 알기
헤이안시대(794~1185년)의 귀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화려한 색채의 기모노를 거쳐, 좁은 소매와 오비 등의 출현이 있었던 실용주의 무로마치(막부) 시대, 가부키 등 서민문화가 풍성해지면서 현대 스타일의 기모노를 정착시킨 에도 시대와, 기모노에서 유카타로의 변화를 만들어낸 메이지 시대까지 일본의 전 역사를 훑어볼 수 있는 기모노의 변천사는 볼거리가 가득하다.
*일본의 사계에 맞춘 기모노 패턴
가장 다양하고 많은 패턴으로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일본의 자연, 사계를 이미지화한 기모노 문양이다. 화려한 꽃이 대다수이지만 계절에 맞춰 다양한 색채감과 분위기, 무늬의 조화를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는데, 그때문에 입는 시기에 맞춰 고르는 방법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봄 시즌, 벚꽃이 만개하는 시즌에는 벚꽃무늬나, 분홍빛 기모노를 많이 입고, 여름 (6~8월) 하지의 습하고 더운 계절에는 푸른 빛의 패랭이꽃이나 수국, 또는 여름축제에 어우러지는 시원해보이거나 통통튀는 색상과 패턴을 많이 입는다. 가을에는 단풍철이니만큼 붉고 따뜻한 색감이 들어간 기모노를, 겨울에는 무채색계통의 소나무, 대나무, 매화 같은 보다 성숙하고 우아한 배색과 문양을 선호한다.사계절을 느낄 수 있는 기모노
*전통문양에서 쇼와, 레트로풍까지 일본 역사의 다양한 문화 패턴
계절감을 담아내는 자연 외에도 기모노외에, 사계절 언제든 상관없이 입는 일본의 역사속 다양한 문화를 디자인으로 보여주는 패턴도 있다. 헤이안시대 귀족들이 사용하는 인테리어 등에 사용되던 고풍스러운 패턴이나, 다이쇼 쇼와 시대에 유행한 아르누보풍 서양 미술이 일본과 만나 탄생한 패턴, 메이지유신 이후의 화려하고 복합적인 무늬가 결합된 톡톡튀는 레트로 패턴, 일본의 전통 장난감인 테마리볼이나, 단자쿠(하이쿠, 단가 등을 쓰는데 사용되던 색종이), 학, 봉황 등 전통 무늬가 새겨진 패턴의 기모노도 만나볼 수 있다.
* 주의할 점은, 옷감 자체의 패턴도 중요하지만 사실 기모노의 포인트는 오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 화려한 색감과 무늬의 오비가 많기 때문에 패턴을 고를때는 오비를 꼭 유의해서 고를 필요가 있다.일본 역사의 문양을 볼 수 있는 기모노
여행하면서 기모노를 입을 경우에는 비싼 돈을 주고 구입하지 않는 한, 대개는 렌탈샵을 이용하게 된다. 렌탈샵을 이용할때는 대체로 기본 기모노와 허리띠, 가방, 양말, 조리(게타) 등을 세트로 렌탈하게 되는데, 헤어 악세서리 등 더 다양한 물건을 원하는 경우, 추가 요금이 발생할 수 있으니 확인할것.
기모노의 다양한 소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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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모노 입을 때의 주의점
기모노는 곧은 직선의 미를 중시하는 디자인이니만큼 치마폭이 좁고 소매가 길어 일상적인 활동복을 입는 것과 달리 큰 동작이나 움직임에 제약을 가진다. 절제하는 움직임이 요구되는 복식이니만큼 약간의 불편함은 감수해야하겠지만 그 나라의 실제 문화를 체험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따라보는 것이 더욱 문화체험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